천갈이에서 손님이 제일 많이 후회하는 것은 솜씨가 아니라 색 입니다. 그리고 그 후회는 거의 두 가지 이유에서 나옵니다.
① 조명이 달라서
원단 가게는 조명이 밝고 하얗습니다. 집은 노란 등이 많습니다. 같은 천이 가게에서는 회색으로, 집에서는 베이지로 보입니다. 천이 변한 게 아니라 빛이 다른 것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견본을 들고 갑니다. 놓을 자리에 직접 대 보고 정하시게 합니다. 광교처럼 볕이 깊이 드는 집이면 볕 드는 시간에 맞춰 갑니다. 같은 천이 아침과 저녁에 또 다르게 보이기 때문입니다.
② 순서가 거꾸로여서
더 흔한 이유는 이쪽입니다. 소파 색을 먼저 정하는 것입니다.
거실에는 이미 색이 세 개 있습니다. 마루, 벽, 커튼입니다. 이 셋은 바꾸기 어렵습니다. 소파는 그 사이에 들어가는 물건입니다. 그런데 마음에 드는 색을 먼저 정해 놓고 집에 가져가니 안 맞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희가 먼저 여쭙는 것이 “마루가 무슨 색인가요” 입니다. 셋 중 면적이 제일 넓은 것이 마루라서, 거기서 시작하는 것이 가장 실패가 적습니다.
마루에 맞추는 대략의 기준
- 밝은 마루 — 중간 톤이 가장 안전합니다. 너무 짙으면 소파 혼자 무겁습니다.
- 짙은 마루 — 밝은 쪽으로 가면 방이 넓어 보입니다.
- 붉은 기가 도는 마루 — 소파까지 붉으면 답답합니다. 회색 쪽으로 중화합니다.
면적이 넓을수록 차분하게
또 하나 자주 드리는 말씀입니다. 큰 소파에 센 색을 쓰면 거실을 잡아먹습니다. 색은 쿠션으로 넣는 것이 안전합니다. 질리면 쿠션만 바꾸면 되니까요.
무늬도 마찬가지입니다. 큰 무늬는 처음엔 예쁜데 몇 해 지나면 질립니다. 무지 아니면 아주 작은 결 정도가 오래 갑니다.
때까지 생각하면
아주 밝은 색은 때가 바로 보이고, 아주 어두운 색은 먼지가 하얗게 떠 보입니다. 중간 톤이 제일 오래 깨끗해 보입니다.
그래도 밝은 쪽을 원하시면 방법이 있습니다. 앉는 면과 등판 색을 나누는 것입니다. 손이 제일 많이 닿는 면만 조금 짙게 가면 훨씬 오래 깨끗합니다.
정하지 못하겠으면
그냥 말씀해 주셔도 됩니다. 거실 사진 한 장만 보내 주시면 어울리는 쪽을 몇 가지로 추려 드립니다. 고르는 것이 일이지 짐이 되면 안 됩니다.